기획/Newniverse

Newniverse(2) -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기!

건희의 사유 2025. 2. 23. 18:50

지난 화 이어 보기 : Newniverse(1) -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길 바라며

 

아이폰, 그땐 몰랐지

2007년, 아이폰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한국에는 2009년 말에서 2010년 초, 아이폰 3GS(3세대)가 처음 상륙하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우리 삶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아이폰을 너무 사고 싶어 하시며 수업 시간마다 아이폰 칭찬을 입이 마르도록 하신 게 생각납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세상이 아이폰의 등장 전후로 나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때 저는 너무 어리기도 했지만, 아이폰의 파급력을 예측하지 못한 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에 있던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세상을 그 누가 감히 상상했겠습니까.

 

제가 20살이 되어서 가장 먼저 해본 아르바이트는 '아파트 전단지 붙이기' 알바였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추운 겨울에 동네 아파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추위 때문에 홍조가 붉게 올라왔습니다. 

 

사실 전단지 알바는 추위보다 더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1층의 공동출입문을 뚫는 것입니다. 1층에 있는 공동 출입문을 열지 못하면 전단지를 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추운 날 누군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아파트 공동 현관문 앞에서 발만 동동 굴렸던 일이 생각납니다.

 

근데, 요즘 문득 든 생각이 이제 현관문에 전단지가 많이 안 붙어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1층에 공동출입문이 없습니다. 누구나 그냥 들어올 수 있죠. 그 어떤 아파트보다 전단지 붙이기 좋은 아파트이지만, 어떠한 전단지도 안 붙는 걸 보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제 진짜 오프라인의 모든 일이 온라인으로 이동했음을 말입니다.

 

동네 사장님들은 "당근"을 사용해서 가게를 홍보하지, 종이 전단지를 돌리진 않습니다. 전단지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전단지"가 사라지는 시대가 올지 그 누가 2007년에 예측했을까요.

 

 

AI의 등장,  이젠 알아야지 

2020년, GPT3.5의 등장은 아이폰의 출시와 비견될 만했습니다. 자연어를 사용해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GPT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죠. 혁신적 기술의 등장을 반기는 창업가가 있었던 반면, 일각에서는 '노동의 종말'을 외치며 대량해고와 실직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GPT가 보여준 할루시네이션(환각 오류)은 우리의 우려가 아직은 기우였음을 보여주었고, 사람들은 GPT가 준 충격과 공포를 잊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저변에 깔린 "GPT 신기해... 근데 그걸로 뭘 할 수 있는데?" 라는 회의적인 인식은 인공지능의 존재감을 급격히 축소시켰습니다. 

 

몇 개월 전쯤, 오랜만에 법학과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 식사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앞으로 10년 안에 AI로 인해서 자본주의 체제가 큰 변화를 맞을 것" 같다고 말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웃으며 “그 정도는 아니지 않냐”며 부정했습니다. 회계법인에 다니는 제 친구는 산업현장이 얼마나 보수적인 페이퍼 워크로 돌아가는지 강조하더군요. 저의 법학과 친구들은 아직 AI가 우리에게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IT를 공부하며 PM 취업을 준비하는 만큼, AI가 가져오는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면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아직 세상의 변화를 바라보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마치 십수 년 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변화될 시대를 상상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죠. 

 

 

새 세상은 상상하는 자의 것

저는 아이폰이 세상을 변화시킬 때 그 흐름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아이폰이 새로운 시장을 열었을 때, 그 기회를 잡은 사람들은 막대한 부와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뿐만 아니라, 모바일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이 모두 이 변화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AI라는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은 상상하는 자가 그 세상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함께 상상해 봅시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어떤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게 될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AI 산업은 현재 ‘편의 제공’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개발자는 AI와 함께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코드를 작성하고, 변호사는 프롬프트 하나로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과 유사한 판례를 찾습니다. 직장인들은 코파일럿을 활용해 빠르게 엑셀 작업을 수행합니다. 아이폰이 소비자 혁명을 불러왔다면, AI는 생산자 혁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즐거움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주목하려 합니다. 즐거움은 다수의 대중에게 더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법률 AI는 변호사만, 코딩 AI는 개발자만 사용하지만, 즐거움을 주는 서비스는 모든 사람들이 소비합니다. 결국, AI 혁명의 핵심은 문화 콘텐츠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소설, 만화, 영화, 드라마의 경계가 모두 허물어진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소설 작가는 AI를 활용해 자신의 작품을 만화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만화는 또 영화로, 영화는 또 드라마로 바뀌며 콘텐츠의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 

 

배우의 초상은 이제 인터넷 시장에서 거래될 것입니다. AI 영화 '나야 문희'를 만들기 위해 나문희 배우님은 자신의 초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AI 영화감독들은 나문희 배우님을 실제로 촬영하지 않고도 나문희 배우님이 출연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대가 오면,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초상'을 온라인에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진짜 사람이 만든 작품과 그림은 프리미엄이 붙을 것입니다. AI로 생성된 그림과 예술 작품이 흔해지면, 반대로 인간이 손으로 직접 만든 창작물은 더욱 희소성을 가질 것입니다. AI가 만든 완벽함이 범람하는 시대에는, 오히려 ‘미숙함’이 가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죠. 

 

OTT에서 언어의 장벽은 사라질 것입니다. 전 세계의 서로 다른 언어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이제 자국민에게 자국어로 공급될 것입니다. 

 

이처럼 지금은 제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혁명적인 변화가 앞으로 펼쳐질 것입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자

AI가 만들어갈 미래의 모습이 선명해지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나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싶었고, 이 거대한 시장에서 저 역시 한 조각의 파이를 차지하고 싶었습니다. 아이폰이 만들어낸 기회의 물결은 놓쳤지만, AI라는 두 번째 혁신의 파도는 절대 놓칠 수 없습니다.

 

앞서 상상한 문화콘텐츠 시장을 토대로 “연예인 초상 거래 + 글로 만드는 웹드라마 제작 서비스”라는 창업 아이템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재 영상 AI의 불완전한 기술로는 제가 떠올린 서비스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또 그렇다고 갑자기 문과 성향 120%인 제가 27살이나 되어서 AI 개발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글로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AI툴”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저로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바로... AI 영상과 관련된 아무 서비스나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커뮤니티도 좋고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좋으니 일단 AI 영상 제작과 관련된 플랫폼을 만들고, 영상 제작자들을 우리 서비스에 모으는 것입니다. 그리고 빅테크 기업이나 AI 천재들이 완성도 높은 영상 AI 툴을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입니다. 

 

그때가 되면, 저의 플랫폼에 모여있는 영상제작자들은 자연스럽게 웹드라마 작가, 영화감독이 되어 줄게 분명했습니다. 

 

일명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기 작전!!!"

그리고 이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떠올린 아이템이 있습니다.

 

“뉴니버스.”

 

 

...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