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책 3

[책] 내 마음의 옥탑방

"아주 우연히 지상에서 다시 마주치게 될지라도, 부디 행복한 시지프의 표정을 당신의 얼굴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편지,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력을 느끼게 하는 주시(注視)의 언어로 나의 기억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언젠가, 우연을 가장하고 찾아올지도 모를 필연의 시간에 나는 어떤 시지프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게 될지라도, 편견과 모순과 아집에 사로잡힌 불행한 시지프의 얼굴이 아니라 자기 운명에 당당하게 맞설 줄 아는 행복한 시지프의 얼굴을 나는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다. 내가 그녀를 알아보거나 그녀가 나를 알아보는 순간, 혹은 내가 당신을 알아보거나 당신이 나를 알아보는 순간을 상상해 보라. 그러면 옥탑방에서 밀려 나오는 불빛..

# 사유/책 2023.11.08

[책] 구의 증명 - 자본주의, 불교, 사랑

학교에서 함께 근로하는 동료가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 구의 증명 』 처음에는 무슨 수학 관련 책인 줄 알았다. " 응...? 구의 증명..? 나 구의 넓이 구하는 법도 몰라" 수학 알러지가 있는 나는, 제목을 보자마자 온몸이 항히스타민제를 찾았다. "아니야 이거 사랑 이야기야" "사랑..? .. 오케이 그럼 한번 읽어볼게" 책을 폈다. 조금 읽다 보니 전체적인 책의 흐름을 알 거 같다. 책 속의 '구'는 다행히 수학의 무언가가 아니었다. 사람 이름이었다. 하지만, 수학책이 아니라는 안도감 보다도 역겨움이 나를 먼저 찾아왔다. 구는 죽었다. 근데, 구의 여자친구 '담'은 죽은 구를 먹고 있던 것이다. 담이 구를 먹는 장면은 꽤나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슬픔에 미친듯, 울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

# 사유/책 2023.08.23

[책] 유난한 도전 - 미친 만족감에 미친 사람들

금융에 공화주의 혁명을 일으킨 토스 나에게 기업은 세상을 바꾸는 존재가 아니었다. 신문에는 기업가의 횡령º배임 문제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었고 노동자를 배려하지 않는 기업의 모습은 한국 사회의 전형이었다. 기업가 정신으로 세상에 창조적 혁신을 일으킨다는 말은 내게 그저 자본주의가 외치는 선전구호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의 고집에 가까운 생각은 '토스'를 경험한 후 완전히 박살 났다. 감히 평가하건대, 토스는 세상을 바꾸었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금융은 완전히 바꾸었다. 토스 이전의 금융은 정말 끔찍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IT 기술은 금융 분야에서만큼은 빵점이었다. 사용자들은 송금 한번 하기 위해 수차례 복잡한 인증 과정을 겪어야 했다. 온라인 결제 과정은 너무도 복잡해서 상품 구매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금융의..

# 사유/책 202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