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의식의 흐름 8

오랜만에 글을 쓴다.

오랜만에 글을 다시 쓴다.사실 어느새부턴가 모든 것에 무의미함을 느껴서 글 쓰는 것조차도 멈췄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군.. 뭐 아무도 오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 공간이니 자유롭게 써보겠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지난 몇 년간 무의미라는 바닷속에서 굉장히 방황했다.삶의 이유를 잘 모르겠다. 뇌가 고장이라도 난 것일까. 행복이 무엇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또 죽고 싶은 건 아니다.  그냥 존재하고 있는데, 이 존재의 이유를 못 찾겠을 뿐이다.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는가?사실 나도 모르겠다. 어렵다. 어려워 올해 이제 27살이다.  어릴 적에는 27살이면 뭐든 되어 있을 줄 알았다.번듯한 직장인이든, 전문직 자격증을 취득했든, 아니면 청년 정치인을 하고 있든... 흠... 현실의 나..

노동자의 날

오늘은 노동자의 날입니다. 저는 오늘 알바를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늦은 밤,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제 몸을 내맡깁니다. 소리도 없이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문득 제가 살아가는 오늘의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고작 일주일에 두세 번 출근하는 파트타임에도 이토록 권태감을 느끼는데, 나중에 주 5일은 어떻게 일하지..?""그렇게 일해서 결국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그냥 이렇게 일만 하다가 사라지는 게 인생인 걸까?"내려야 할 정류장을 이미 지나친지도 모른 체, 답도 없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저를 괴롭혔습니다.이런 생각과 고민들, 아마 저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SNS 속 밝은 포장지로 싸여있는 사람들도 모두, 자신조차 표현하지 못하는 현실의 갑갑함을 느끼리라 감히 생..

[공감] 공감 자원활동가 38기 수료

흰 눈이 창덕궁 처마에 소복이 쌓인 날, 24년 1월 17일 반년 동안 나의 월요일과 수요일을 함께 해주었던 "공감"의 마지막 출근이었다. 나의 마지막 일정은 마로니에 공원 옆 건물에서 이루어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회의 참여였다. 사실, 참여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나는 한 발작 물러나서 장추련 공동체 구성원들의 회의를 지켜보았다. 이 날은 장차법(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을 위해 우리 조인영, 조미연 변호사님부터 시작해서 많은 변호사와 장추련 활동가들이 함께 하였다. 대략 2시간 정도의 짧지 않은 회의였음에도, 분위기는 아주 희망찼다. 내가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다들 파이팅이 넘친다고 하니, 구성원분들은 웃으시며 손사래를 치셨다. 그들은 몰랐겠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서 ..

[공감] 여전히 우리는 페르소나 속에 - 정신과 진료 이력을 이유로 한 보험 가입 거부 차별 행위 진정 기자회견 참석 후기

유튜브로 인디 가수 나이트오프의 '잠'이라는 노래를 이따금 듣곤 합니다. 몽롱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이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줍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몸도 마음도 나른하게 만드는 이 노래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들을 때면 노래에 달린 하나의 댓글이 제 머릿속을 좀처럼 떠나지 않습니다. 이 노래는 마치 죽음 직전에 마주한 번개탄불 같은 음악이에요. 몽롱해지는 선율은 마치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이 노래를 찾을 때면, 저 스스로 요즘 너무 우울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이 댓글을 다시 한번 찾아보기 위해 노력해 봤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더 이상 볼 수 없더군요. 이 댓글을 읽고 난 후부터 저도 이 음악을 찾을 때면 스스로 ..

공감을 시작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 중인 요즘, 다음학기부터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에서 법제 분석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본 글은 공감 법제 분석 자원활동가 38기의 자기소개서로 작성한 글입니다. -공감을 시작하며- 단국대학교 SW융합학부 SW융합법학 전공 19학번 건희 안녕하십니까. 공감을 함께 시작하는 동료 여러분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지만 공감 법제분석 활동가 38기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을 가득 안고 있습니다. 19년도에 조미연 변호사님과의 작은 인연으로 공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진로 탐색에 관한 필수교양 과제로 직업인을 인터뷰해야 한 적..

선한 삶이란

그간 비가 많이 왔다. 역대 최악의 장마라고 한다. 오랜만에 해가 뜨고 날씨가 좋은 날이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학교 근로지로 출근했다. 기분이 좋아서일까. 날씨가 좋아서일까. 오늘따라 일하는 게 더 행복하다.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날씨 좋은 날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행복해도 될까?' 정확히 말하자면 '나만 행복해도 될까?' 세상은 운명적으로 불행이 존재한다. 태초의 조건 때문에 차별받는 사람, 사고로 인해 장애를 얻은 사람, 빈부의 격차에서 나오는 불행.. 등등 수많은 운명적 불행으로 세상은 가득하다. 나는 절대신을 믿는 사람으로서, 신께서는 만인을 평등하게 사랑한다고 믿는다. 단 한가지 내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신은 만..

23년 상반기 회고

벌써 2023년도 절반이나 지났습니다. 저의 소중한 25살의 절반이 지났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시간은 정말 빠르군요,, 6월 20일을 기준으로 저의 3학년 생활이 막을 내리고, 이젠 진짜 취업을 고민해야 하는 4학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엇학기라서 이번 학기가 3학년 2학기였습니다! ) 종강한 기념으로 23년 상반기 회고문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그간 걸어온 반년을 성찰해 보고 남은 반년을 더 알차게 살아보기 위해, 하반기 성장 전략을 세워보겠습니다. 1월부터 6월... 어떻게 살았나요? 총평 한마디로 표현하면 '다사다난'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이번 학기는 제가 SW융합대학으로 전과하고 맞이한 첫 학기였습니다. 원래 법학과를 다니다, 처음 겪은 컴퓨터 공학 수업은 정말 충격과..

끝이 있기 때문에

행복의 조건에 관해여 💭 상상해보십쇼, 사후세계는 실존하고 그 곳에는 영원한 행복이 있음을… 종교는 천국과 지옥을 나누어 사후세계를 정의합니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종교관에서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신자들에게 현세에서 신의 뜻에 따라 선하게 산 자는 내세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과연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게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요? 만약에 천국이 진짜 존재했을 때 천국에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상상해보겠습니다. 이들의 삶을 상상하기 위해서는, 일단 천국의 조건을 가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왜 천국에 가고싶어 할까요? 먼저, 물질적인 억압에서 해방되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현실을 사는 우리는 모두 금전적 문제, 주거의 문제..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