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의식의 흐름

선한 삶이란

건희의 사유 2023. 7. 19. 11:35

 

날씨 좋다

그간 비가 많이 왔다. 역대 최악의 장마라고 한다.

오랜만에 해가 뜨고 날씨가 좋은 날이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학교 근로지로 출근했다. 

 

기분이 좋아서일까. 날씨가 좋아서일까. 

오늘따라 일하는 게 더 행복하다. 

일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날씨 좋은 날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행복해도 될까?'

 

정확히 말하자면

 

'나만 행복해도 될까?'

 


세상은 운명적으로 불행이 존재한다. 

태초의 조건 때문에 차별받는 사람, 사고로 인해 장애를 얻은 사람, 빈부의 격차에서 나오는 불행.. 등등 

수많은 운명적 불행으로 세상은 가득하다. 

 

나는 절대신을 믿는 사람으로서, 신께서는 만인을 평등하게 사랑한다고 믿는다.

단 한가지 내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신은 만인을 사랑하시는데 왜 인간은 불평등할까. 

왜 이 세상에는 태초의 차별이 존재하는가

왜 이런 차별과 불평등, 질병 등으로 불행을 겪어야 하는가. 

 

인간인 나로서는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을 믿는 나는

불행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행복하면 뭔가 죄를 짓는 느낌이다. 

신을 믿지만, 사회에 만연한 운명적 불행은 외면하는 위선자가 된 느낌..

 

한때는 사회운동가가 되어서 세상의 불행을 타파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꽤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일단 내가 행복하고 싶다. 사회.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고급 식당에 가서 분위기 있는 저녁 식사도 하고 싶고, 

야경이 보이는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내가 욕구하는 삶은 부도덕한 삶인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싶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은 모두 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직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범죄와 폭력을 저지르는 직업은 아니겠지만)

과거에는 갈등론적 사고관념에 사로잡혔지만, 이젠 기능론을 믿는다.

 

내가 성공을 욕구하더라도, 내가 직업 사회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선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물론, 나는 자본과 이익을 추구하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종교인이나 전업 사회운동가들처럼 이 세상을 향한 헌신적인 연대활동을 하지는 못할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삶을 살고 싶다. 신이 보실 때 고개를 끄덕일만한 삶을 살고 싶다. 

 


단 한가지만, 마음속에 품고 살자. 

 

오늘 내가 도움을 받은만큼, 성공하면 세상에 갚자. 아니, 그 배를 갚자. 

 

살아가다 사회의 부조리를 만나면 절대 모른척하지 말자. 함께 목소리를 내주고 그들의 가장 큰 힘이 되어주자. 

 

오늘 내가 사랑하는 나의 일에 충실하더라도, 부조리를 만나면 절대 침묵하지 말자. 

 

23.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