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책

[책] 유난한 도전 - 미친 만족감에 미친 사람들

건희의 사유 2023. 2. 19. 22:43

저자 정경화. 북스톤

 

 금융에 공화주의 혁명을 일으킨 토스

 

 나에게 기업은 세상을 바꾸는 존재가 아니었다. 신문에는 기업가의 횡령º배임 문제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었고 노동자를 배려하지 않는 기업의 모습은 한국 사회의 전형이었다. 기업가 정신으로 세상에 창조적 혁신을 일으킨다는 말은 내게 그저 자본주의가 외치는 선전구호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의 고집에 가까운 생각은 '토스'를 경험한 후 완전히 박살 났다. 감히 평가하건대, 토스는 세상을 바꾸었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금융은 완전히 바꾸었다. 

 

 토스 이전의 금융은 정말 끔찍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IT 기술은 금융 분야에서만큼은 빵점이었다. 사용자들은 송금 한번 하기 위해 수차례 복잡한 인증 과정을 겪어야 했다. 온라인 결제 과정은 너무도 복잡해서 상품 구매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금융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사용자 간 서비스의 격차였다. 기존 은행과 증권사들은 소위 돈 많은 VIP 고객에만 서비스를 집중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득권자가 더 많은 금융 정보와 기회를 가져갔다. 금융은 우리 사회의 계층을 공고히 하는 피라미드의 수호자였다. 

 

 토스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송금은 편해졌고 인증은 간단해졌다. 토스가 연 새로운 시대에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 않았다. 세상이 바뀌니 제도가 바뀌었다.  전자서명법 개정을 통하여 마침내 법적으로 공인인증서가 폐지된 것이다. 이제 사용자들은 온라인 행정 업무와 금융 업무를 보기 위해 불편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어렵기만 했던 주식 투자도 이제 더이상 사람들에게 장애가 되지 않았다. 핀테크 업체들은 앞다투어 증권을 간단하고 단순하게 만들어서 초보 투자자를 견인하였다. 투자의 허들을 낮추어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경제 주체로서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에는 토스가 존재한다. 토스가 일으킨 놀라운 혁신이 네이버, 카카오를 위시한 빅테크 기업의 핀테크 진출을 유도하였고 결국 대한민국의 금융 전반을 바꾸어 놓았다. 토스의 사명인 '비바리퍼블리카'에 걸맞게 토스는 정말 금융계의 혁명을 일으켰다.

 

 

토스의 제 1원칙 고객중심주의

 

 「유난한 도전」 ,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숱한 실패를 거듭하다 토스 서비스로 기사회생한 이승건 대표와(이하 이승건 님)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칠전팔기의 정신은 마치 비바리퍼블리카를 두고 나온 말처럼 이들은 8번의 실패 후 9번째 프로젝트인 토스로 성공하였다. 

 

세상이 받아들이는 문제의 크기보다, 우리가 느끼는 문제의 크기가 너무 컸던 거예요

이승건님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도전했으나, 진정으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안 됐다. 어느 현자의 말은 이승건 님을 깨닫게 하였다.

 "군인은 국가를 수호할 때, 의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지킬 때, 법률가는 정의를 집행할 때 숭고하며 사회의 전경을 받는다. 그리고 상인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때 그렇다"

 이 시대의 상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업가는 소비자들이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달은 후 시작한 서비스 토스는 무엇보다 '고객중심주의'를 제 1의 가치로 하여 성장하였다. 책을 읽으며 '미친 만족감'이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토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미친 만족감을 우선시한다. 

 

  이 '미친 만족감'을 위해 토스는 끊임없이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고민했다. 토스의 성공은 사용자 경험에 대한 그들의 진정성을 증명한다. 

 

 

 

 

 

 

더 많은 이들을 위한 은행

 

신용등급 조회 서비스는 세상에 없던 필요를 창조했다

 토스가 이룬 성과 중에 가장 값진 성과는 '신용정보'에 관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토스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신용등급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토스의 서비스 이전에는 사용자들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서 돈을 내고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해야 하였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대에 있어서 신용등급은 자신의 정체성과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신용등급을 모른 채 살아가며 신용 등급을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 조차도 느끼지 못한다. 공정한 게임을 위해서 게이머들은 모두 자신의 능력과 위치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

 

 토스는 간편하게 신용 등급을 조회할 수 있게 하면서 자본주의 게임을 공정하게 만드는 초석을 다졌다. 이제 청년들은 자신들의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 서비스를 제작한 팀의 PO는 '토스가 신용정보에 관한 주권을 소비자에게 돌려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토스뱅크는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된 은행 경험을 해체하는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토스의 신용등급을 통한 서비스는 단순히 '조회'에만 그치지 않았다. 토스뱅크는 그간 송금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유저 데이터를 이용하여 보다 더 정확한 신용 평가를 하였다.  이를 통해 토스뱅크는  중신용자들에게 7%~15%대의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은행은 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고객의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책정한다. 때문에 제1금융권에서 7% 이하의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고신용자와는 달리, 저신용자로 묶인 중신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제2금융권과 대부업을 이용하였다. 금융 소비자들은 억울하게 고금리로 떠밀렸고 결코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토스는 달랐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도전과 혁신으로 중신용자들을 위한 대출을 제공하였다. 이제 더이상 사람들은 자신의 신용도와 맞지 않은 이자를 낼 일이 없다. 토스는 진정 선한 영향력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다. 소수를 위한 은행이 아닌, 모두를 위한 은행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책을 마치며

 사실 토스는 나에게 단순히 기업이 아니다. 토스는 나에겐 이념이자 신념이다. 나는 세상을 갈등론적 관념으로 바라보았다. 특히 법학을 전공한 나에게, 기업은 사익 집단으로서 감시와 규제의 대상일 뿐이었다.

 

 하지만, 토스는 나에게 기업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기업이 어떻게 하면 공리를 증진시키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토스의 역사가 보여준다!  

사익으로 뭉친 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공리를 증진 시키는 모습은 나에겐 정말 큰 충격이었다.

 

토스는 내가 알을 깨고 나올 수 있게한 나의 계몽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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