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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 마음의 옥탑방

건희의 사유 2023. 11. 8. 17:23

"아주 우연히 지상에서 다시 마주치게 될지라도,

부디 행복한 시지프의 표정을 당신의 얼굴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편지,

오랜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력을 느끼게 하는 주시(注視)의 언어로

나의 기억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언젠가, 우연을 가장하고 찾아올지도 모를 필연의 시간에

나는 어떤 시지프의 얼굴을 하고 있을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게 될지라도,

편견과 모순과 아집에 사로잡힌 불행한 시지프의 얼굴이 아니라

자기 운명에 당당하게 맞설 줄 아는 행복한 시지프의 얼굴을

나는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다.

 

내가 그녀를 알아보거나 그녀가 나를 알아보는 순간,

혹은 내가 당신을 알아보거나 당신이 나를 알아보는 순간을 상상해 보라.

그러면 옥탑방에서 밀려 나오는 불빛의 의미,

준비된 자세로 항상 깨어 있으라는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라는 걸 알 수 있으리라.


지금, 당신의 옥탑방에 불을 밝혀야 할 때.

 

소설 「 내 마음의 옥탑방 」

 


 

"내 마음의 옥탑방"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입니다. 

 

물론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기에,

비교군이 넓지 않아서 가장 좋아한다고 표현하기는 조금 부끄러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아련해지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언젠가, 우연을 가장하고 찾아올지도 모를 필연의 시간

 

 

이 말을 들으면 설렘과 아픔, 그리운 감정 따위가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을 가장하고 언젠가 찾아올 필연들을 단지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