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사의 연간 이벤트 중 가장 중요한 두가지는 단연 '아이디어톤'과 '해커톤'입니다. 창업 동아리를 지향하는 '멋사'답게 두 대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멋사 중앙에서 수료증을 발급해주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대회입니다. 23년 5월 말..이 중요한 대회의 주제가 발표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다수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시오!"
(ㅇ_ㅇ)..?
잘못들었습니다..? 사회적 문제요..?
주제가 발표된 후 우리 아이디어톤 팀원들은 모두 당황하였습니다. 주제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포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수가 겪는 문제를 해결" 하라는 건 사실상 자유주제나 다름없습니다. 당연히 문제에서 비지니스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무엇보다 우리를 더욱 당혹하게 만든 것은 "사회적"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사회적"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함의는 "공공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말해, 단순히 사용자의 도파민을 자극하여 돈을 버는 지극히 사익적인 서비스가 아닌 사회 전체의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주문한 것입니다.
사회적 문제를 서비스로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게 아닌, 돈을 벌 수 있는 영리 기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과 상생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BM)을 구상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문제를 찾아보자!
어려운 주제를 받았지만,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6월 초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와 함께 아이디어톤을 병행하려면 부지런히 아이디어를 발굴해야합니다. 저희 팀은 주제가 발표되기 전에 멋사 소속 인원들끼리 복불복으로 결성되었습니다. 즉, 아이디어 중심으로 뭉친 조직이 아니었기에 맨땅에서부터 모두가 공감하는 아이디어를 찾아야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정말 어려운 미션이 처음부터 주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공통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세울 수 있는 아이디어 발굴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예전에 제 친구가 알려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우선, 팀원 모두가 주제 상관 없이 자유롭게 10분 동안 해결하고 싶은 문제점을 생각합니다. 이후 모든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규합한 다음에 비슷한 부류끼리 범주화 합니다. 그리고 각 팀원은 범주화된 아이디어 집단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주제에 투표합니다. 투표로 선정된 주제로 다시 10분간의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한 후, 이 과정을 총 3번 이상 반복합니다. 이렇게 다수의 생각을 모으고 투표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좁혀가면 결국 공동의 의사가 합치된 하나의 아이디어를 발굴 할 수 있습니다.
저희도 이 방법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에너지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위, 한파 대피소 지도", "도파민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서비스", "가짜 뉴스를 구별할 수 있는 서비스" 등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수많은 보석같은 아이디어 중 최종적으로 저희가 최종적으로 도출한 사회적 문제는 "정치적 무관심"입니다.
사실 솔직하게 우리 팀이 정치를 주제로 선정한 이유를 밝혀보자면, '정치'라는 주제 그 자체가 참신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톤에서 그 어느 팀도 '정치'를 주제로 제품을 설계하지 않을거 같았습니다. 또한 '정치'라는 키워드 자체가 던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이 좋았습니다. 정치는 우리 사회의 모든 것입니다. 정치가 던지는 문제의식은 그 어떠한 주제보다도 더욱 무겁고 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를 혁신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왜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가 (문제 원인 분석)
정치적 무관심! 그것이 문제로다!
우리 팀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정치적 무관심'입니다.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이는 민주사회를 살아가고픈 시민이라면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주권주의를 천명한 민주주의는 오직 국민의 높은 정치 참여로 권력자를 감시할 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중요한 시민의 의무를 망각하고 살아갈까요. 우리 팀은 치열하게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적 의견 표출을 도외시하는 원인을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한가지 원인으로 우리의 의견이 수렴되었습니다.
정치는 재미가 없다 (정치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과거 독재 정권들은 국민들이 정치를 멀리하게 만들기 위하여 '3S(Screen, Sport, Sex) 정책'과 같은 우민화 정책을 사용했습니다. 정치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 낸 것이지요. 하지만, 오늘날은 굳이 일부러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오락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부터 시작해서 유튜브, 웹툰 등등 수많은 컨텐츠들은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요소로 사람들의 시간을 유혹합니다. 그에 반해 '정치'의 이미지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면, 평론가들이 책상에 앉아서 지루하게 떠들어대는 모습이 생각납니다. 재미있는 컨텐츠가 흘러 넘치는데, 과연 정치 토론을 볼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팀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정치가 재미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정치 무관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재미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정치를 재미있게 만들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이 아닌 것을 게임화시켜서 사용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정치를 게임화 시켜서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드려고 했습니다. 동물의 숲 같은 느낌으로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마을을 관리하며 정치를 배우고 게임에서 얻은 게임 머니를 현실의 정당에 후원할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당찬 포부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구상하면 구상할수록 점점 배가 산으로 가는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토끼굴에 빠진 기분이 들더군요. 한 가지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다른 세부 기획이 연쇄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점점 더 방대해지고 복잡해지는 게임 내용을 보니 도저히 짧은 시간 안에 기획을 끝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치명적인 자기모순이 존재합니다.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유저가 정치 게임을 할리 만무하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 게임은 정치게임 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느낌을 줘서는 안됩니다. 정치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 동시에,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정치 배울 수 있는 기적같은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배배 꼬인 말장난처럼 우리의 기획은 역설적인 상황에 빠져 버렸습니다.
다시 고민해보자...본질에서부터!
"정치적 무관심을 해결해야하는데... 근데 정치란 무엇이지..?"
역설적인 난제에 빠진 우리 팀은 차근차근 다시 고민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밑바닥에서부터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정치적 무관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정치가 무엇인지 알아야 사람들이 무관심 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치의 본질을 고민해 봐야합니다.
사실 정말 간단합니다. 정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약속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법치국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법 위에는 그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법이 지배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법은 문제 상황을 해결하고 시시비비를 정의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회적 약속입니다. 이러한 법은 오직 정치가 만듭니다. 즉, 정치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정치의 본질은 삶의 문제해결
정치의 본질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가 진정으로 자신의 본질에 충실한가는 의문입니다. 지금의 정치는 그 본분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살다보면 누구든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직장 내 갑질 피해, 부당 해고, 성차별 등등 크고 작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시민 중 그 누구도 자신이 문제를 겪고 있을 때, 정치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삶의 부조리를 목격하더라도 우리는 그 누구도 국회의원에게 연락해볼 생각을 안합니다. 하지만, 그래야합니다. 그게 정치의 본질이기 때문이죠. 문제 상황 속에서 정치가 떠오르지 않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정치의 본질이 훼손됐다는 증거입니다.
정치적 무관심 원인은 정치의 본질 훼손 (소결)
정치의 본질이 문제해결이었음을 깨닫고 우리는 다시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는 정치가 재미없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전혀 즐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힘들고 지겨운 투쟁의 과정입니다. 정치를 재미있기 만들려는 시도는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해결책이었습니다.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정치가 우리네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어야합니다. 살아가다가 억울한 일이 생기면 당연하게 정치가 떠오르고 정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지역구 의원에게 나의 문제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정치는 그러지 못합니다. 아래의 표는 국민의 정치적 역량감이 우하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국민들은 자신이 정치적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정치가 듣게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나 정치와 당당하게 또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을 때, 국민들은 다시 정치에 관심을 쏟을 것입니다.
2편에서 계속
멋사 아이디어톤 - 우주인 세상(우리가 주인인 세상) 2편
1편에 이어서 2편을 시작합니다. 1편을 아직 안보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멋사 아이디어톤 - 우주인 세상(우리가 주인인 세상) 1편 본 서비스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멋쟁이사자처럼
philosophy-and-developer.tistory.com
'# 사유 > 2023 멋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멋사] 멋쟁이사자처럼 11기 해커톤) 팀빌딩 (0) | 2023.07.21 |
---|---|
[멋사] 멋사 아이디어톤 단국대- 우주인 세상(우리가 주인인 세상) 2편 (0) | 2023.07.14 |
[멋사] 23년도 멋쟁이사자처럼 아이디어톤 후기 (0) | 2023.07.11 |